저는 전국에 지점을 가진 ITC영어 지점장으로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몇 가지 주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외국어대학교 통번역학 전공을 하였고요.
글을 시작하며
영어 공부 뿐 아니라 모든 학습에 있어서 성장을 배가 시켜주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외적인 요인들로는 공부 환경, 주변의 동료,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이 있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배우는 사람의 내적인 요인입니다. 바깥에 있는 문제는 조력자가 해결을 해주면 됩니다. 하지만 학습자 내면의 있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의 학창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또 ITC영어롤 통해 여러 학생들을 겪으면서 발견하게 되는 내면의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착각”입니다. 다른 단어로 표현 가능하지만 가장 직관적인 표현입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안에는 내면의 걸림돌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부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여 특정한 패턴을 반복하게 합니다. 그리하여서 습관을 형성하고 삶의 질과 결과에 영향일 미칩니다.
착각은 자유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착각에도 분명히 결과가 있고 대가가 따릅니다. 특히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착각은 빨리 깨우칠수록 좋습니다.
그러면 어떤 착각을 갖고 있을까요?
1.나는 알고 있다는 착각
눈으로 알지만 입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어나 문장을 보여주면 안다고 생각하지만 말을 해야 할 경우에는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또는 한국어를 보고 영어로 표현해야 할 경우 그것을 생각해내지 못합니다. 이럴 경우 착각을 하게 됩니다. “아는 것인데, 깜빡했다.” 물론 10번 중 1번 정도라면 봐줄 만하지만, 반복이 된다면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에 문제는, 본인이 잘 모른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깜빡한 그것을 (실제로는 모르는 그것을) 제대로 학습하겠다는 마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눈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자기의 눈이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스스로 속이는 것입니다.
2.쉬워 보이는 것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학습할 수 있다는 착각
두 번째는 학습의 원리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1번에서 발견된 모르는 것을 그 자리에서 즉시 학습하려고 하지 않고 미루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임박하여” 학습하면 쉽게 자기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차례 반복과 일정시간이 투입되지 않으면, 학습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흘려보낸 것이 누적되면 실제로 “필요한 순간” (말하기 시험이나, 실제로 외국어로 소통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임박했을 때 당황합니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자기 것으로 만들기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공부하기 전과 대동소이한 실력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그것으로 결과를 받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말을 또 반복합니다. “아! 알았는데 긴장해서 깜빡했다.”
3.기본, 쉬워 보이는 것을 조금 소홀히 하여도 괜찮다는 착각.
1,2번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착각입니다. 또한 학습의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입니다.
기본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입니다. 모든 운동에는 기본이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퀄리티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가장 초기 단계에 다져진 기초입니다.
축구를 예를 들어 봅시다. 손흥민 선수의 경우 1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슈팅 훈련을 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도 오른발 왼발 모두 최고의 수준의 슈팅력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선수가 손흥민 선수입니다. 그러면 슈팅을 일찍부터 연습하지 않았을까요?
슈팅 연습을 일찍 하지 않은 이유를 아버지 손웅정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체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한 슈팅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여러 부위에 부상이 오게 되고 아이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감히,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하나 더 하자면, 이미 슈팅이라는 기술은 앞선 여러 가지 상황을 해결하고 난 뒤에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즉 압박을 벗겨내고 슈팅을 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선행 기술들이 없으면 슈팅 자체를 할 기회조차 잡을 수 없습니다. 드리블, 볼을 안전하게 받고 컨트롤하는 기술, 그래서 수비를 제치고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 없는 선수가 슈팅을 아무리 연습한다고 한들, 마음 놓고 편하게 슈팅을 할 기회가 과연 몇 번이나 올까요?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전 영어에서는 압박이 있습니다. 많이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 가장 익숙하고 몸에 배어 있는 것만 나오게 됩니다. 습관적으로 쓰는 단어, 발음, 문장 구조, 표현들만 나오게 됩니다. 이때 기본이 탄탄하지 않다면, 짧은 문장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결국, 잘 알고 있던 것도 헷갈리고, 무너지게 됩니다.
가장 쉬운 단어와 표현, 가장 기본이 되는 문장 구조로 된 짧은 문장들이 체득되지 않으면, 수준 높아 ‘보이는’ 단계의 학습 과정을 거치고 있더라도 고전합니다. ITC영어에는 1-12단계가 있습니다. 현재 5단계에서 인수인계받은 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은 1,2단계 수준을 매우 소홀히 하고 진도만 지나온 것 같습니다. 6단계로 넘어간다고 한들 수업이 제대로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2단계로 다시 돌아가서 제대로 다져야 합니다. 문제는 1,2단계가 너무 쉬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충 넘어간 것입니다. 1,2단계가 탄탄하다는 전제로 펼쳐지는 3,4,5단계에서 절대로 잘할 수가 없는 것이죠.
더 난도가 높은 6단계로 그냥 넘어간다면 혼란이 가중되어 더 자신감을 잃고 그나마 갖고 있던 실력도 제대로 발휘를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어는 어렵다, 고 말하게 되겠죠. 그러면 대부분 "쉽게" "단기간에" 이뤄준다는 광고들을 찾게 됩니다. 실제로 그러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시도하다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됩니다.
글을 닫으며
우리는 공부하는 영역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영역에서 이러한 착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 나는 알고 있다. (실천으로 실행되지 않는 지식은 아는 것이 아니다)
2.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3. 그래서 쉬워 보이는 것은 조금 소홀히 하여도 괜찮다.
착각에서 벗어나는 첫 단계는 착각을 인지하는 것이겠죠. 글을 읽는 분들과 미래의 제 자신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