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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장고 끝에 구매한 아이패드 프로 매직키보드, 반 년 사용후 내린 생각

 

바로 이 장소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2018년형에 매직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매한지 작년 추석때 구매를 했고 거의 6개월이 되어 갑니다. 

애플 악세서리의 출시 주기는 매우 길기 때문에, 지금도 분명히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고, 저에게 그러했듯이, 지금의 리뷰도 고민을 하기 위에 찾은 분들에게는 너무나 도움이 될 것 같아 full story를 남겨봅니다. 

 

1. 출시 후 첫 인상 

저는 애플 제품을 잘 쓰는 편이고, 많은 경우에 애플 제품은 쓸 수록 구매한 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매직 키보드에 대한 첫 인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잘 만들었겠지만,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는 말이 준앱등이인 제 입에서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살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서 저렇게 가격을 책정한 애플의 속이 뻔히 보여서 처음으로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구매했던 스마트키보드 폴리오가 사용후 1년이 딱 지난 시점에서 접촉불량이 생기면서 무상 보증도 안되는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애플 악세서리의 내구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좋지 않기도 했습니다.

비싸게 주고 샀다면 오래라도 써야 하는데, 맥북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디바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악세서리의 사용 연한이 짧은 것 같다는 느낌을 깊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출시된 이후에도 전혀 구매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트랙패드를 지원하게 된 iPadOS를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맥북용 매직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들고 다니면서 나름 아이패드를 맥북처럼 사용하는 경험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아이패드, 키보드, 트랙패드 함께 갖고 다니던 시절

 

 

 

 

2. 로망이 감성을 깨우다. 

 

 작년 추석이 코로나로 인해 여유로운 시간을 넘치도록 지낼 수 있는 진정한 연휴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기록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일기도 자주 쓰는 편이고요. 요약이나 기록은 BEAR라는 앱에, 일기는 DayOne이라는 앱을 사용합니다. (이런 훌륭한 앱들은 애플용으로만 출시되는 것도 애플 생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강력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고향인 부산 송정 바닷가가 보이는 텅빈 카페에 아침 일찍부터 가서 책을 보며 아이패드에 기록도 남기는 로망으로만 가졌던 그런 설레이는? ㅎㅎ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마음이 뛰었죠. 문제는 이 로망이 너무나도 커진 것입니다. 그 로망은 어느새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추석 연휴 아침에 찾은 부산 송정 투썸플레이스. 하단에 보이는 아이패드...+ 매직키보드

 

 

 "너의 2015년형 15인치 맥북프로는,
황금 연휴에 카페에서 독서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워. 자격 미달이야.
그 자리에는 아이패드가 있어야해.

그거 알지 ? 그거,

그 매직키보드. 그거 필요하지 않겠어?

그거 있으면 연휴가 아름다울 것 같지 않아?"

 

 

 

 급격히 제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달력을 보니, 연휴 전날이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40만원대의 키보드는 나의 황금같은 연휴를 행복하게 보내고, 꾸준히 쓸 수 있다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이것이 애플이 늘 강조하는 "마법같은" 순간인가 보죠.

 연휴 전에 받아서 가려면 쿠팡 로켓 배송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할인도 조금 걸려 있었죠.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겁니다. 이미 저는 배송지를 입력하고 있었고, 결제는 완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7시전 배송 보장인데, 잠이 들기도 전인 새벽 1시에 문 앞에 놓고 갔다는 알림이 온 것 입니다. 그날 잠은 다 잤습니다. 

 
[마법의 링크....쿠팡은 애플의 마법에 힘을 더한게 분명합니다..]

 

Apple 정품 Magic Key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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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점부터 얘기하자면,

첫째로, 비쌉니다.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습니다. 키보드가 40만원대? 커버 기능이 있지만?

누가 태블릿 키보드를 태블릿 가격을 주고 살까요? (안드로이드 유저 입장) 시간이 지날 수록 유통 가격은 조금씩 떨어지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비싼 키보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비싸다는 단점을 상쇄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두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1. 일단 구매를 하고 나면 된다 : 일단 지출이 되었고 나는 쓰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이상 리스크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됩니다. 구매를 하고 나면 비싸다는 체감이 사라지죠. 비싸다는 고민은 구매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최대치에 이르게 되고, 구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 급감하기 때문입니다. 

     2. 내구성이 좋으면 된다 : 최소 5년 이상, 잘 써서 아이패드 프로를 처분할 때 까지 7,8년 문제 없이 쓰게 된다면 지불한 가격이 아깝지 않고 좋은 구매였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용자 경험을 완벽히 대체해주는 제품은 애플의 신제품이 유일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부분은 지금 시점에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불량이 있다면 이번에는 제발 보증기간인 1년 내에 발생하면 좋겠네요. 

 

둘째, 무거워집니다.

 솔직히 무겁습니다. 가벼운 삼성 노트북 등과 비교해도 무겁습니다. 

 맥북 에어 13인치의 무게  1.29kg < 아이패드프로 + 매직키보드의 무게 710g + 643 = 약 1.35kg. 

노트북보다 무거운 태블릿 세트인 것이죠. 

매직키보드는 아이패드프로를 가벼운 노트북으로 만들어서 다니겠다는 컨셉은 아닌 것입니다.

(13인치 기준으로)

 

4.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단점

제한된 태블릿 거치 각도

이 부분은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서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타이핑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저에게는 각도의 제한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뒤로 더 젖혀야 하는 경우보다는, 아래로 약간 숙이는 각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릎 위에 놓고 쓸 경우에는 뒤로 더 젖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아 이래서 도저히 안되겠네' 싶을 정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무릎에 놓고 타이핑을 하는 것은 저에게 목에 굉장한 무리가 되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피하는 자세여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각도는 내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앞으로 당겨 놓고 써야 하는 상황이 더 많았다.

 

다멘, 펜슬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펜슬은 노트와 같이 바닥에 최대한 눕혀서 사용해야 하는데, 그 각도는  나오지 않습니다.

펜을 많이 사용하시거나 드로잉을 많이 하는 분들에게는 불필요한 아이템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5.장점 : 정말 잘 샀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

쾌적하고 즐거운 타이핑 경험 : 12.9인치 매직키보드는 정말 풀사이즈 키보드를 제공합니다. 맥용 매직키보드와 사이즈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약간의 키캡의 차이를 제외하고 거의 동일한 풀사이즈의 키보드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는 확실히 작은 느낌이었는데, 매직키보드는 매우 쾌적한 타이핑 경험을 제공합니다. 쾌적함과 즐거움이 뭐가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중요합니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쾌적함은 피로도를 줄여주고, 즐거움은 일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게 만드는 동기가 되기 때문에 업무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블루투스 연결 방식이 아니라 아이패드와 키보드가 스마트 커넥터를 통해서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해서 타이핑 할 때에 시간이 지나면 발생하는 딜레이가 전혀 없습니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레이턴시가 생기는 순간부터 모든 타이핑 작업은 고역이 되기 때문이죠.

 

 

좋은 타건감과 키 트래블 : 타건감이 좋습니다. 16년 이후로 맥북에 적용된 키보드 (가위식, 나비식 모두 포함)에 비교해도 더 쾌적합니다. 키보드가 눌러지는 깊이 (travel 이라고 하더군요)도 좋습니다. 물론 제가 쓰는 15년형 맥북프로만큼은 아니지만요. 

 

키보드에서 백라이트는 고급제품의 상징과도 같다

 

 

휴대성 (무게 아님)

 앞서 얘기했듯이 저는 맥용 매직키보드와 트랙패드를 함께 들고 다녔습니다.

 아이패드 화면을 거의 터치할 일이 없는 이 사용자 경험은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키보드를 쓰다가 손을 들어서 화면을 터치하는 행위는 그리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번거롭지만 키보드와 매직키보드를 둘 다 가지고 다녔는데, 챙겨야 할 것이 3개가 되다 보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이었습니다. 외출할 때에 무조건 가방이나 파우치가 필요했습니다. 3개의 아이템을 담아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패드용 매직키보드는 이것을 한 번에 다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냥 이거 하나 들고 나가면 끝이니 가까운 곳에 갈 때는 가방도 필요가 없었습니다. 

 

두껍고 무거워졌으나 휴대성이 좋아진 역설.
무엇을 고민했는지 이 사진 한장에 다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아이패드용 매직키보드의 가격은 맥용 매직키보드+트랙패드+ 정품커버의 가격을 고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봤습니다. 

  •  맥용 매직키보드는 119,000원 
  •  맥용 트랙패드는 149,000원
  •  아이패드프로 스마트폴리오 커버 129,000원 (12.9인치) 
  • 합하면 397,000원

아이패드프로용 매직키보드 11인치 : 389,000원 / 12.9인치 : 449,000원... 

소름..계산해보고 나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 12.9인치는.. 5만원 더 저렴하다고 만족을 해야 할까요? 

 

무튼, 만족스러운 맥북의 사용자 경험을 아이패드에서 가장 유사하게 재현을 해낸 것입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싼 아이패드프로 (에어도 가능하죠 이제는)를 최대한 맥북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같은 악세서리 입니다. 이 악세서리는 결국 iPadOS의 업데이트와 맞물려서 출시된 것으로, OS와 하드웨어를 함께 만드는 애플만이 창조할 수 있는 제품이자 수익원이지요. 엄청난 시너지이죠. 

 

6. 결론

1. 타이핑을 저처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추천할만 합니다. 딜레이 없는 커넥션, 더 좋은 키보드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타건감, 즐거움을 주는 키 트래블, 쾌적한 풀사이즈 키보드, 그리고 아이패드 맞춤 커버에 맥북에 탑재된 것과 동알한 느낌의 트랙패드까지 장착된 이 조합은 최고의 타이핑 경험과 휴대성을 제공합니다.

 

2. 너무 자연스러워서 언급하지 못한 트랙패드 : 맥북을 사용하는 경험을 구현할 수 있다는 표현에 녹아 있습니다. 사이즈는 맥북의 트랙패드에 비하면 매우 작지만, 전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꾸욱 꾸욱 클릭하지 않아도 되는, 기존의 트랙패드처럼 터치만 해도 인식이 되는 고급스러운 퀄리티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이 매직키보드의 가격이 높은 요인 중에 하나는 이 트랙패드의 뛰어난 완성도가 한 몫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펜슬을 많이 쓰는 분들에게는 계륵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패드를 매직키보드에서 빼내서 사용해야 할 일이 많을 겁니다. 또한 펜슬을 거치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매직키보드는 펜슬용 거치 공간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아이패드 측면에 붙이고 다녀야 하죠. 하지만 가방에 넣거나 뺄 때 빠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그래서 펜슬용 작은 악세서리를 이렇게 따로 구매를 했지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펜슬을 쓰는 빈도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4. 그래도 비싸다는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애플이 주는 메세지 (애플이 나에게 준 메세지)

 40만원대 키보드를 사용해보니, 이제 애플 제품을 논할때 가성비가 좋다, 내지는 비싸다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매직키보드를 써보니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을 사지 않은 사람 내지는 사지 않을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을 믿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라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에게 애플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그 비용이 아깝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줄게."  
"다른 누구도 제공하지 못하는 유일무이한 사용자 경험을 시켜줄 것이고,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너는 만족할거야."   

 

  이 경험을 한 번이라도 했던 구매자는 오랜동안 만족감을 갖고 사용할 것이고, 그 만족감의 유효기간이 끝날 즈음에 애플은 또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겁니다. 애플은 그 강력한 한 번의 경험을, 딱 한 번만 해보라고 유혹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매직키보드를 구매할까 말까의 고민은 근본적으로 이렇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나는 또 한번 애플이 약속하는 최적의 사용자 경험과 만족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으로 미룰 것인가?

 

 

 

 

 

 

 

 

로켓 배송이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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